은교산, 함부로 복용해도 되는 약일까?
기침, 편도염, 인후염으로 인한 목 아픔, 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흔히 '목감기'라고 한다. 이러한 목감기에 걸려 약국에 가면 가장 많이 처방해주는 약 중 하나가 한약에 속하는 '은교산'이다. 물론 약국에서는 알약 등 다른 형태로 포장되어 나오는 제품을 취급하기는 하지만, 구성 약재 자체는 한약과 동일하다. 코로나19 한의약 치료 수단으로도 잘 알려져있고, 1회당 2개 캡슐을 복용하는 약으로 유명하기도 하여 아마 접해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은교산은 아무나 사먹어도 별 문제가 없는 것일까?
일단 은교산의 주요 구성 약재(본초)를 살펴보면, 금은화, 연교, 우방자, 길경, 박하, 형개, 담두시, 죽엽, 감초 등이다.
금은화와 연교는 청열해독약으로, 몸의 열을 식혀주고 해독을 담당한다. 죽엽은 청열사화약으로 열을 식혀주고 내려주는 역할을 담당하며, 형개는 발산풍한약, 박하와 우방자, 담두시는 발산풍열약으로, 각각 몸의 풍한과 풍열(주로 감기와 관련)을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길경은 청화열담약으로, 열담(끈적하고 열이 찬 가래)를 치료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감초는 보기약으로, 많은 한약에 들어가 약의 소화를 돕거나 성분의 독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다만 감초가 많이 들어가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은교산은 감초가 많이 들어가는 약에 해당해서 이 부작용을 주의해야 한다.
사실 본초라는 것은 하나의 약을 분석하여 각 약재가 무엇을 담당하는지 정리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각각의 약재가 담당하는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되지는 않는다. 다만 대략적인 약재의 기능은 위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제 약재의 구성과 역할을 살펴보았으니, 과연 복용 시 문제는 없을지 살펴보자.
은교산을 칼륨함유제제, 감초함유제제, 글리시리진산 또는 루프계/티아지드계 이뇨제제와 함께 복용 시 위알도스테론증(혈중알도스테론 저하, 저칼륨혈증, 부종, 고혈압 등이 나타나는 증상), 특히 이에 의해 유도되는 저칼륨혈증으로 인한 근육병증이 나타나기 쉽다. 특히 글리시리진산을 주성분으로 하는 감초가 많이 들어간 약이다보니, 이러한 위험이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목감기 이외에 다른 부분은 건강한 사람이 은교산 하나만 용법을 지켜 복용한다면 일반적으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또한 어떤 약이든 다른 약과 함께 복용 시 약물 간 어떤 상호작용이 있을지 모르니, 다른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의사, 한의사, 약사 등에게 사전에 알려 병용해도 되는지 확인해보아야 한다.
은교산은 흔한 약인만큼 안전성도 높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심하고 잘못 복용해서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