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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의료 및 건강 상식

흰머리, 뽑아도 될까?

by 한의대생K 2024. 1. 22.

흰머리가 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새치라고도 하는 흰머리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며 점점 생기고, 노년기에는 흰색, 또는 회색의 머리카락이 머리의 거의 대부분을 덮게 된다. 물론 어린 나이에 '새치'라고 부르는 흰머리가 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특히 연령대에 상관없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 또는 주변에서 흰 머리가 나는 것을 한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보인다는 이유로, 보기 싫어서, 혹은 그냥 거슬린다는 등의 이유로 흰머리를 뽑는 사람이 많다. 

이럴 때 흔히들 '흰머리를 뽑으면 더 많이 난다'라고 하며 말리는 경우가 많다.

과연 흰머리는 그냥 뽑아도 되는 걸까? 

 

흰머리는 왜 날까?

흰머리는 머리카락 뿌리 부분, 모낭의 멜라닌 색소 결핍으로 생긴다. 이 멜라닌 색소는 털이 검은색이나 갈색을 띠게 만드는 색소이다. 젊을 땐 멜라닌 색소의 세포 수도 많고 색을 분비하는 기능이 활발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색소 세포가 힘을 잃으면서 흰머리가 많아지게 된다. 즉, 노화가 흰머리의 가장 큰 이유이다. 

하나 주의할 점은, 흰머리가 신체 전반의 노화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각 몸의 부위마다 노화의 속도는 다르기 때문에, 머리카락 부분만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비교적 어린 나이에 흰머리가 동년배에 비해 많을 수도 있다.

또한 스트레스가 흰머리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스트레스 자체보다는 스트레스에 기인한 노화 촉진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는 활성산소를 촉진시켜 노화를 빠르게 진행시키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일수록 흰머리가 더 빨리, 많이 ‘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멜라닌 색소 세포의 정보는 유전자에 결정돼 있다. 몇 살부터 흰머리가 나는지, 또 얼마나 빠른 속도로 흰머리가 나는지는 사실 유전자에 이미 결정돼 있다는 것이다. 물론 흡연, 비만, 스트레스 등 외부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10·20대부터 흰머리가 난다면, 보통 가족력일 가능성이 크다. 부모나 조부모가 이른 나이에 흰머리를 경험했다면 자식이나 조손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육안으로 봤을 때도 흰머리가 ‘많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면 질환의 가능성도 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및 저하증 같은 호르몬 이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흰머리가 너무 많다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다만 현대 젊은 층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경에 처해 있으며,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이 영향도 작지 않다. 

흰머리, 뽑아도 될까?

흰머리와 관련한 속설 중에 ‘흰머리를 하나 뽑으면, 같은 자리에 두 개가 난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는 틀렸다. 그렇게 느껴지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노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흰머리가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흰머리는 뽑지 않는 것이 권장된다. 계속 뽑을수록 머리카락이 점점 가늘어지면서 아예 그 자리에 머리카락이 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 흰머리가 난 자리에는 다시 흰머리가 날 가능성이 크다. 모낭의 멜라닌 색소 세포가 이미 색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뽑기 시작하면, 같은 자리에 나는 흰머리를 계속 뽑게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모낭이 손상을 입고 머리카락이 가늘어진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머리카락이 다시 날 확률이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머리를 뽑기보다는 짧게 자르거나 염색을 하는 것을 권장한다. 당연히 같은 이유로, 검은 머리를 뽑는 것 역시 좋지 않다.

 

앞으로는 흰머리를 조금 더 소중히 여기도록 하자.

보기 싫으면 멋진 검은색 옷을 입혀주면 된다.